예술은 죽지 않는다

전투적 장인과 장인적 장인

 산업혁명, 대량생산, 산업디자이너의 탄생과 개가를 곁에서 지켜보며 전통적인 방식으로 손으로 물건을 만들어내던 ‘장인’ 집단의 사람들은 무엇을 느끼고 있었을까? 생계에 위협을 느끼지는 않았을까? 그 중에는 생계에 대한 걱정보다는 대량생산이 비인간화를 조장하며 예술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이념을 앞세워 반발하던 집단의 목소리가 거셌는데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 같은 공예가가 그 중 하나이다. 그는 ‘성실한 손 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량생산에 반발하였다.

그러나 아이러니한 사실은 그도 나중에는 대량생산을 일부 받아들이며 복잡한 태도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더욱 아이러니한 사실은 그토록 뜨겁던 대량생산과 ‘전투적 장인’ 사이의 대립적 논쟁은 오늘날 더 이상 이슈가 되고 있지 않고, 또 둘 중 하나만 살아 남은 것이 아니라 각자 독자적 노선을 그리며 자기 길을 걸어왔다는 사실이다.

또 한 편에의 자기 길을 묵묵히 걸은 집단이 있는데 바로 ‘장인적 장인’이다. 이들은 이념적 논쟁에 한발 물러나 아름다운 손기술 자체와 전통 기술의 전수에 집중한 사람들이다. 일본의 경우 그들의 산업혁명 격인 메이지 유신을 겪으며 전통 장인들이 역시 생계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자, 국가차원에서 이들을 보호하는 정책을 써서 장인 기술의 명맥을 이었다.

오늘날 세계적인 아티스트나 디자이너들이 기계가 표현하기 어려운 수준의 복잡하고 섬세한 작업을 의뢰하기 위해 일본의 지방을 돌아다니는 것이 그 때문이다.그러한 ‘장인적 장인’은 단지 인구수의 차이만 있을 뿐 비단 일본뿐만 아니라, 유럽, 중국, 한국에 까지 존재하며 자기 길을 걷고 있다. 그들은 오래 전 기계의 대두에도, 오늘날 각종 신기술의 등장에도 반색하거나 반발하지 않으며, 결국 환경적 영향을 초월하여 대단한 미적 감각과 손기술로 그들의 예술을 지켜냈다. 이어간다. 그리고 이어갈 것이다.

예술은 죽지 않는다!

 

* 메이지 유신 : 일본의 산업혁명으로 서양의 과학 앞에 나라의 문을 닫은 중국과 우리나라와 이후 운명을 바꾼 결정적인 변곡점이 되었다. 자발적으로 문화를 받아들인 일본은 체계적으로 산업화를 이루었고, 우리나라의 경우 일제 강점기를 거쳐 산업화를 이루었다.

 

글: 정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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